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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 등대·전망대·해변, 혼자 즐기는 1박 2일 섬 여행기

by 리핀 2025. 10. 3.

욕지도 등대·전망대·해변, 혼자 즐기는 1박 2일 섬 여행기 관련 사진


통영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욕지도는 남해 바다의 고즈넉한 매력을 그대로 간직한 섬이에요. 섬 안에는 등대, 전망대, 해변이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러운 풍경을 선사하고, 혼자서도 충분히 안전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자 혼자 다녀온 욕지도 1박 2일 여행을 조금 더 세세히 풀어보려 해요.


첫날, 배를 타고 들어간 욕지도와 등대 산책

욕지도 여행은 통영항 여객선 터미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배표를 끊고 터미널에서 기다리는 동안, 혼자 떠난 여행이라 약간은 긴장도 됐지만 동시에 설렘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여객선에 올라 갑판에 서니 남해의 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갔고, 점점 멀어지는 통영 시내 풍경이 ‘이제 진짜 섬으로 떠나는구나’ 하는 기분을 주었어요. 약 40분쯤 지나자 멀리서 작은 섬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중 욕지도의 포구가 가까워지자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습니다.

섬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욕지도 등대였습니다. 항구에서 길을 따라 걷다가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르니, 하얀 등대가 파란 하늘과 맞닿아 서 있었습니다. 주변은 탁 트인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해졌습니다. 등대 옆에 놓인 벤치에 잠시 앉아 바람을 맞으며 쉬었는데, 그 순간 ‘혼자 왔지만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는 안도감이 찾아왔습니다.

등대에서 내려다본 남해의 풍경은 말 그대로 그림 같았습니다. 파도는 잔잔했고, 멀리 고깃배가 오가는 모습은 섬마을의 일상 그대로였어요. 이곳에서는 시계도, 휴대폰 알림도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책 한 권을 꺼내 잠시 읽다가 바람이 책장을 넘기는 소리를 들으며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혼자라서 더 여유롭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죠.


둘째 날, 전망대와 해변에서 만난 여유

둘째 날 아침은 섬 특유의 고요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파도 소리가 알람처럼 들려 눈을 떴고, 간단히 아침을 먹은 후 욕지도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길은 조금 가파르긴 했지만, 혼자라서 오히려 천천히 제 속도로 오를 수 있었어요.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바다는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주변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그림 속 풍경 같았습니다. 부모님이나 친구와 함께 왔다면 이야기를 나누며 감상했을 텐데, 혼자였기에 오히려 마음속 깊이 풍경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오래도록 풍경을 바라보다 보니, 일상에서 쌓였던 복잡한 생각들이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어요.

전망대에서 내려와 이번에는 해변 산책을 했습니다. 욕지도 해변은 크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소박함이 매력이었어요. 파도가 잔잔하게 밀려오며 부서지는 소리가 귓가에 가득했고,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으니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뛰어놀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고, 오히려 바다와 나만 남아 대화를 나누는 듯한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해변 근처 작은 카페에 들러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시켰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유리창 너머로 바다를 바라보며 일기를 썼는데, 그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혼자 여행 중이라 누구에게 방해받을 일도 없고, 오롯이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혼자라서 더 깊어지는 여행의 매력을 이 순간에 확실히 느꼈습니다.


욕지도에서의 밤, 그리고 혼자만의 쉼

욕지도의 밤은 도시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불빛이 많지 않아 마을이 어둡게 가라앉자, 하늘에는 별이 가득 떠올랐습니다. 숙소 앞에 서서 밤바다를 바라보는데, 파도 소리와 별빛이 어우러져 마음이 고요해졌습니다. ‘혼자 여행을 와서 이런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니’ 하는 생각에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밤바다를 바라보며 하루를 돌아보니, 그동안 바쁘게 지내느라 놓쳤던 소소한 행복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혼자라서 외롭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혼자라서 더 진솔하게 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그 순간 욕지도의 밤바다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제 마음을 비추는 거울 같았습니다.


결론

욕지도에서의 1박 2일은 혼자였지만 결코 공허하지 않았습니다. 등대에서 맞은 바람,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해변에서 느낀 여유, 그리고 밤바다의 고요함까지 모든 순간이 제 마음을 채워주었습니다.

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고 망설였지만, 오히려 혼자이기에 더 자유롭고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남해의 바다와 섬마을 특유의 정겨움 속에서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통영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욕지도 1박 2일 여행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조용하지만 풍성한 섬 여행, 욕지도에서 분명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