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군위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따뜻한 정취와 아기자기한 매력이 가득한 여행지예요. 특히 화본역과 사라온이야기마을은 부모님과 함께하기 좋은 효도여행 코스로, 옛 정취와 전통문화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온 군위 여행의 하루를 조금 더 자세히 풀어보려 합니다.
화본역, 옛 정취를 간직한 아날로그 감성 여행
군위 여행의 첫 목적지는 화본역이었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아주 작은 간이역에 불과하지만, 직접 와보면 왜 사람들이 일부러 찾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지만, 단순한 촬영지가 아니라 그 속에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요.
역에 들어서자마자 오래된 나무 냄새와 함께, 기차가 달리던 시절의 흔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낡은 대합실, 해진 나무 의자, 작은 창구에 달린 낡은 창문까지, 세월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공간이었죠. 부모님께서는 잠시 멈춰 서서 “예전엔 이런 간이역이 참 많았는데, 지금은 보기 힘들지”라며 옛 시절을 떠올리셨습니다.
특히 역 주변에 있는 폐교 건물은 지금은 전시관으로 바뀌어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둘러보기 좋았습니다. 교실 안에는 나무 책상과 의자, 빛바랜 교과서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부모님께서는 직접 자리에 앉아 보시며 “정말 옛날 학교 그대로네”라며 감탄하셨어요. 저 또한 부모님의 눈빛 속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스쳐 지나가는 듯 느껴졌습니다.
역 주변 철길은 더할 나위 없는 산책길이었습니다. 잡초 사이로 남아 있는 녹슨 철로와, 그 옆으로 이어진 산길이 한 폭의 풍경화 같았어요. 철길 위에서 사진을 찍으며, 부모님께 옛날에 기차 타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건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사라온이야기마을, 부모님과 함께 즐기는 전통체험
화본역의 향수를 충분히 느낀 뒤, 두 번째로 향한 곳은 사라온이야기마을이었습니다. 이곳은 군위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마을로, 부모님과 함께 오면 더욱 의미가 큰 곳이에요.
마을 입구부터 기와지붕과 돌담길이 이어져 있었고, 마치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옛날에 우리 살던 집이랑 참 닮았다”며 담벼락을 쓰다듬으며 오래된 추억을 꺼내셨습니다.
사라온이야기마을의 가장 좋은 점은 단순히 옛 건물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거예요. 부모님과 함께 한복을 입고 마을을 걸어보았는데, 잠시나마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복 차림으로 돌담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었을 때 부모님의 미소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마을 안에는 전통놀이 체험장이 마련되어 있어 투호나 제기차기를 즐길 수도 있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어릴 때는 이런 놀이가 참 흔했는데, 지금 다시 해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며 웃으셨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함께 웃으며 놀이를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민속 공예 체험도 빼놓을 수 없었어요. 작은 나무 조각에 그림을 새기거나, 전통 방식으로 장식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부모님께서는 손수 만든 작품을 소중히 챙겨가시더군요. “이건 집에 가서 잘 보관해야겠다”라는 말씀을 하실 때 부모님 마음속의 기쁨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마을 곳곳에 놓인 평상과 정자에서 잠시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평상에 앉아 있으면, 마치 시골집 마당에서 여유를 즐기는 듯한 편안함이 찾아왔습니다. 부모님은 오랜만에 이런 시간을 가지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며 즐거워하셨습니다.
군위 효도여행의 특별한 하루
군위는 대도시처럼 화려하거나 큰 관광지는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부모님 세대에게는 더없이 정겨운 여행지였습니다. 화본역에서는 지나간 시절을 함께 떠올리며 웃고, 사라온이야기마을에서는 체험을 통해 가족이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멀리 가지 않아도 이렇게 알차고 즐거운 여행이 있구나”라며 만족스러워하셨습니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군위 시내에서 따끈한 국밥 한 그릇을 함께 나눴는데, 소박했지만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듯한 든든함이 있었습니다. 이런 소소한 마무리까지도 효도여행의 의미를 한층 깊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결론
군위 여행은 부모님과 함께하기에 정말 좋은 코스였습니다. 화본역에서의 아날로그 감성과 사라온이야기마을에서의 전통 체험은 부모님께 추억을 되살려주었고, 저에게는 부모님과 함께한 소중한 하루를 선물해주었어요.
화려하지 않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다음 주말에는 군위를 추천드립니다. 부모님 손을 잡고 화본역 철길을 걸으며 옛 이야기를 듣고, 사라온이야기마을에서 함께 웃다 보면 가족의 대화와 추억이 자연스럽게 쌓일 거예요. 그 시간이야말로 여행의 진짜 선물이 아닐까요?